왕상 13:11-19
벧엘에 한 늙은 선지자가 살았다. 벧엘은 하나님의 집이라는 뜻이다. 늙은 선지자는 단순히 나이 많은 선지자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말년의 엘리 제사장 처럼 분별력이 약해진 선지자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 선지자에게 무슨 은퇴가 있을까마는 늙었다는 표현은 선지자의 역할을 내려 놓은 지 오래되었다고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은 하나님의 집이라고 일컫는 벧엘에서 하나님의 예언의 말씀을 듣고 전한 것이 옛일이 되어버린 선지자라는 것이다. 사실 하나님의 예언이 희귀해 졌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 늙은 선지자의 아들들이 유다에서 온 하나님의 사람이 행한 일을 전해주었다. 아들들은 산당 제사를 돕는 여로보암이 세운 제사장들이었을 수 있다. 그래서 벧엘 제단에서 일어난 일을 보았을 것이다.
늙은 선지자는 아들들에게 나귀를 준비시키고, 그 나귀를 타고 하나님의 사람을 좇아 갔다. 하나님의 사람은 상수리나무 아래서 쉬고 있었다. 예루살렘과 벧엘은 약 10마일 (16킬로미터) 정도 된다. 보통 걸음으로 세네 시간 걸린다. 그러니 몇시간째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있는 중이었다.
늙은 선지자는 하나님의 사람을 확인하고 그에게 명령조로 얘기했다. “나와 함께 집으로 가서 떡을 먹으라.”
하나님의 사람은 또 다시 흔들렸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거기서 떡도 먹지 말고 물도 마시지 말며 또 네가 오던 길로 되돌아 가지도 말라.”고 하셨는데 늙은 선지자에게는 “나는 그대와 함께 돌아가지도 못하겠고, 그대와 함께 들어가지도 못하겠으며, 내가 이곳에서 그대와 함께 떡도 먹지 아니하고 물도 마시지 아니하겠다.”라고 대답했다. 두 구절을 비교하면 덧붙인 표현도 있고 빼먹은 표현도 있다. (마치 뱀과 하와의 대화처럼)
늙은 선지자는 자신도 선지자라고 밝히고 천사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자신에게 하나님의 사람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돌아가서 하나님의 사람에게 떡을 먹이고 물을 마시게 하라고 하였다고 하나님의 사람을 속였다. 늙은 선지자은 자신이 받은 하나님의 말씀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천사가 직접 자신에게 하나님의 사람을 데리고 돌아가 먹고 마시게 했다고 뻥을 친 것이다. 사관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적고 있다.) 늙은 선지자의 말이 거짓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하나님의 사람은 결국 늙은 선지자의 말에 속아 그와 함께 돌아가서 늙은 선지자의 집에서 떡을 먹으며 물을 마셨다.
분명한 하나님의 명령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암송하면서도 삶에서는 그 명령에 나 자신의 생각을 더하기도 하고 때로는 명령을 부분적으로 누락시키는 나의 삶을 돌아본다. 이렇게 나 자신의 상황을 합리화 하다보면 그럴싸한 거짓 설교에 속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늙은 선지자는 사무엘을 불러 사무엘에게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을 하나라도 빼지 않고 말하라고 말한 늙은 엘리 제사장의 심정이었는지 모른다. 하나님의 말씀을 너무나도 듣고 싶어 속임수를 써서라도 하나님의 사람을 초대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