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32:28-42

그러나 만일 그들이 너희와 함께 무장하고 건너지 아니하면 그들은 가나안 땅에서 너희와 함께 땅을 소유할 것이니라. [민 32:30]

읽고 또 읽었다. 르우벤과 갓 자손들이 요단 동편 땅을 얻기 위한 서원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가나안에서 땅을 함께 분배 받는다고 하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원을 성실히 이해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자손에서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읽고 또 읽고.

29, 30절을 또 다시 읽었다. 르우벤과 갓 자손이 서원을 성실히 이행하면 길르앗으로 대표되는 요단 동편 땅을 소유로 얻을 것이다. 그러나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가나안 땅을 분배 받는다. 결과적으로는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요단 동편 땅을 받을 수 없고 가나안 땅을 분배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성실하심이라고 해야 하나. 서원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범죄함이나 이스라엘백성에서 끊어짐을 당할만큼 중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서원은 근본적으로 악을 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일을 도모하는 것이기에, 서원의 불이행은 선에 대한 불성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불성실의 댓가는 있다. 사람이나 제물이나 가옥(집) 등에 대해서는 20% (1/5) 덧붙여 서원을 어긴 값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경우는?

31절에서 르우벤과 갓 자손은 이것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의 요단 동편 땅에 대한 소유욕은 대단했다. 그리고 므낫세 지파의 절반이 르우벤과 갓 자손과 합세하여 요단 동편 땅을 분배받았다.  반지파만 더해졌다. 모세의 강력한 경고가 없었다면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눌러 앉으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민 32:16-27

그 땅이 여호와 앞에 복종하게 하시기까지 싸우면 여호와 앞에서나 이스라엘 앞에서나 무죄하여 돌아오겠고 이 땅은 여호와 앞에서 너희의 소유가 되리라마는 [민 32:22]

모세의 책망에도 요단 동편을 차지하고픈 르우벤과 갓 자손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대신 이스라엘 다른 지파들에 앞장서서 가나안정복 전쟁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가나안정복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모세는 르우벤과 갓 자손이 내놓은 타협안을 서원/서약형태로 되풀이 해서 인정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속하게 한 것이다. 르우벤과 갓 자손들은 모세의 명령대로 행할 것을 약속했다. 여호와 앞에서 싸우겠다고.

여호와 앞에서 싸우겠다는 것은 건성으로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심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코람데오’다. 하나님께서 지켜보시는 것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서원/약의 준행을 의미한다.

오늘 본문 어디에도 하나님께서 르우벤과 갓 자손의 요구를 승인하셨다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다. 요단동편의 땅은 가나안 정복 후 이루어질 부수적 땅이다. 르우벤과 갓 자손은 빵의 부스러기를 두고 서원/약을 한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나라’ 대신 ‘주변경계’들에 대해 서원/약을 한다. 서원/약을 성실하게 지켜도 얻게 될 것은 ‘하나님나라’가 아니라 주변 것들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과 성공 등등 주변 것들을 하나님나라’보다 큰 것인양 자랑하는 간증이 난무한다. 음.

르우벤과 갓 자손이 나중에 차지하게 된 요단 동편은 모압과 암몬 영향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한 땅이다. 이스라엘 왕국에서도 결국은 변방지역이었다. 당장 눈에 보이기에 좋아도 (자녀들을 양육하기도, 가축들을 기르기에도) 약속의 땅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