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35:1-21

민수기 35:1-21

모압평지.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오리엔테이션이 한창이다. 아홉지파와 므낫세 반지파에 대한 땅 분배를 설명하고 레위인이 거주할 성읍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하나님께서는 레위인들에게는 땅을 기업으로 주시지 않았다. 대신 이스라엘 백성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받은 기업에서 레위인들이 거주할 성읍을 제공하게 하셨다. 성읍만 아니라 레위인들이 받은 가축을 목축할 초장도 제공하게 하셨다.

레위인들은 48개의 성읍과 주변 초장을 배정받았다. 그중 여섯성읍은 부지중에 살인한 자가 피할 도피성으로 지정하셨다. 레위인들에게 성읍을 제공하는 원리는 많이 받은 자가 많이 떼어서 주고 적게 받은 자는 적게 떼어서 주는 것이 었다.

도피성에 관한 한가지 특이한 것은 요단 동편 두지파 반이 차지한 곳과 가나안에 각각 세 곳씩 배치한 것이다. 면적이나 인구수로 따지면 가나안땅이 훨씬 더 넓고 많다. 생각해 볼 문제다.

도피성이라고 하여서 아무나 도피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부지중에 살인한 사람은 이스라엘 백성만 아니라 이스라엘에 거류하는 모든 사람이 도피성으로 피할 수 있었으나 고의로 살인한 자들은 사형을 받았다. 살인도구를 사용하거나 계획적으로 살인한 사람에게는 도피성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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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자손이 가지고 있는 땅을 떼어서, 그것을 레위 사람에게 줄 때에는, 각 지파들이 받은 몫의 비율대로 떼어 내도록 하여라. 많이 가진 지파에서는 많은 성읍을 떼어 내고, 적게 가진 지파에서는 적게 떼어 내어라. [민 35:8 새번역]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명령하여 그들이 받을 기업에서 레위인들에게 거주할 성읍과 성읍 주변의 초장을 주라고 하셨다. 많이 받은 지파는 많이 떼어서 주고, 적게 받은 지파는 적게 떼어서 주라는 공동체적 나눔을 명하셨다.  떼어 내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 ㅠㅠ 다. 받은 것을 비교해도 ㅠㅠ 제곱이다. 그런데 촛점을 ‘주는 것’에 맞추면 풍성해 진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복이 있다”고 주님께서 말씀하셨다고 바울은 전한다. 주님이 언제 어디서 이 말씀을 하셨는지는 말해주지는 않지만 성경의 일관된 가르침이라고 생각된다.

// 레위인들이 받은 주변 초장의 용도는 단순히 가축을 보관하는 장소라기보다는 레위인들도 기본적인 생업을 해야 함을 뜻하지 않을까? 회막을 나르며 제사일을 돕던 레위인들의 직무는 가나안에 정착하면 많이 줄어들 것이다. 회막을 운반하는 일에서 찬양대의 일로 바뀌기도 하고…

민 34

민 34

하나님께서는 모세에게 가나안 땅 경계를 말씀해 주셨다. 그 가나안 땅은 아홉지파 반이 제비 뽑아 나눠가지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땅을 분배할 지도자로 제사장 엘르아살과 모세의 후계자로 세운 여호수아를 지목하셨다. 제사장 엘르아살의 이름이 먼저 나오는 것으로 보아 땅을 분배하는 것은 정치적 (행정적) 의미보다 종교적 (일상적) 의미라고 적용할 수 있다. 또 땅 분배를 위해 각 지파의 대표를 택했다.

유다의 지휘관은 갈렙이었다. 사십년 전에 정탐하러 갈 때의 대표도 갈렙이었는데. 유다에는 갈렙만한 인물이 없나보다. 에브라임 지파에서도 여호수아가 전체 대표로 뽑히자 새로운 인물이 나왔는데… 음

때로는 구관이 명관이다.

민 33:38-56

민 33:38-56

이스라엘의 광야 노정이 계속되다가 아론의 죽음을 언급한다. 아론의 나이 123세. 아론은 호르산에서 죽었다. 노정을 언급하면서 구체적 사건을 기록한 것은 이곳 호르산이다. 아론의 죽음과 함께 가나안 남방 아랏 왕 이스라엘 자손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는 언급이 추가되었다. (아마도 1세대를 대표하는 아론의 죽음으로 지도자을 잃은 두려움을 상쇄시키기 위해 아랏 왕을 언급했을 것이다.)

지명을 들을 때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을 기억했을 것이다. 그리고 원망과 불평의 광야길을 마치고 이제 여리고 맞은 편 모압평지에서 요단을 건너는 것만 남겨두었다. 모세는 마지막 당부를 한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거든 그곳 주민을 ‘다’ 몰아내고 우상을 ‘다’ 깨뜨리고 산당을 ‘다’ 헐고 그 땅을 점령하여 거기 거주하라. 그리고 그곳에서 땅를 분배하여라. 만약 그 땅의 주민을 너희 앞에서 몰아내지 아니하면 너희가 남겨둔 자들이 너희 눈의 가시와 너희 옆구리를 찌르는 것이 되어 이스라엘을 괴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경고의 마지막은 “나는 (하나님은) 그들 (가나안 거민들)에게 행하기로 생각한 것을 너희(이스라엘 자손들)에게 행하리라.” 였다.

하나님께서 가나안 거민들에게 행하기로 생각한 것은 그들을 그 땅에서 쫓아 내는 것이었다.

민 32:28-42

그러나 만일 그들이 너희와 함께 무장하고 건너지 아니하면 그들은 가나안 땅에서 너희와 함께 땅을 소유할 것이니라. [민 32:30]

읽고 또 읽었다. 르우벤과 갓 자손들이 요단 동편 땅을 얻기 위한 서원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가나안에서 땅을 함께 분배 받는다고 하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원을 성실히 이해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자손에서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읽고 또 읽고.

29, 30절을 또 다시 읽었다. 르우벤과 갓 자손이 서원을 성실히 이행하면 길르앗으로 대표되는 요단 동편 땅을 소유로 얻을 것이다. 그러나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가나안 땅을 분배 받는다. 결과적으로는 성실히 이행하지 않으면 요단 동편 땅을 받을 수 없고 가나안 땅을 분배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하나님의 성실하심이라고 해야 하나. 서원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 범죄함이나 이스라엘백성에서 끊어짐을 당할만큼 중대하지는 않은 것 같다. 서원은 근본적으로 악을 행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일을 도모하는 것이기에, 서원의 불이행은 선에 대한 불성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불성실의 댓가는 있다. 사람이나 제물이나 가옥(집) 등에 대해서는 20% (1/5) 덧붙여 서원을 어긴 값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경우는?

31절에서 르우벤과 갓 자손은 이것을 하나님의 명령으로 받아들였다. 그들의 요단 동편 땅에 대한 소유욕은 대단했다. 그리고 므낫세 지파의 절반이 르우벤과 갓 자손과 합세하여 요단 동편 땅을 분배받았다.  반지파만 더해졌다. 모세의 강력한 경고가 없었다면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눌러 앉으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민 32:16-27

그 땅이 여호와 앞에 복종하게 하시기까지 싸우면 여호와 앞에서나 이스라엘 앞에서나 무죄하여 돌아오겠고 이 땅은 여호와 앞에서 너희의 소유가 되리라마는 [민 32:22]

모세의 책망에도 요단 동편을 차지하고픈 르우벤과 갓 자손들은 자신들의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 대신 이스라엘 다른 지파들에 앞장서서 가나안정복 전쟁에 참여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가나안정복이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배수의 진을 쳤다. 모세는 르우벤과 갓 자손이 내놓은 타협안을 서원/서약형태로 되풀이 해서 인정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약속하게 한 것이다. 르우벤과 갓 자손들은 모세의 명령대로 행할 것을 약속했다. 여호와 앞에서 싸우겠다고.

여호와 앞에서 싸우겠다는 것은 건성으로 전쟁에 참여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전심으로 참여하겠다는 의미다. ‘코람데오’다. 하나님께서 지켜보시는 것을 의식한다는 것이다. 서원/약의 준행을 의미한다.

오늘 본문 어디에도 하나님께서 르우벤과 갓 자손의 요구를 승인하셨다는 직접적인 표현이 없다. 요단동편의 땅은 가나안 정복 후 이루어질 부수적 땅이다. 르우벤과 갓 자손은 빵의 부스러기를 두고 서원/약을 한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나라’ 대신 ‘주변경계’들에 대해 서원/약을 한다. 서원/약을 성실하게 지켜도 얻게 될 것은 ‘하나님나라’가 아니라 주변 것들이다. 돈과 명예와 권력과 성공 등등 주변 것들을 하나님나라’보다 큰 것인양 자랑하는 간증이 난무한다. 음.

르우벤과 갓 자손이 나중에 차지하게 된 요단 동편은 모압과 암몬 영향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한 땅이다. 이스라엘 왕국에서도 결국은 변방지역이었다. 당장 눈에 보이기에 좋아도 (자녀들을 양육하기도, 가축들을 기르기에도) 약속의 땅은 아닌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