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사는 한국 교회에서는 명절이면 불거지는 문제다. 2대, 3대째 목회를 하는 목사님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소위 모태신앙이신 분들도 이해하기 쉽지 않다. 나는 우리집 1세대다. 조실부모한 관계로 내가 예수 믿을 때는 이 문제가 심각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묘자리도 없다. 화장한 후 작은 사찰 뒷동산에 뿌렸다. 그러니 성묘도 안간다. 종가집 장남도 아니니 예수 믿으면서 부딪힐 일이 거의 없었다.
어릴 때는 명절과 차례와 제사는 잔치날과 같았다. 풍성한 음식도 좋았지만 사촌들과 만나고 집안 어른들을 만나는 게 좋았다. 요즘은 모르겠지만 제사는 조상신을 모시는 예식이 맞다. 그냥 형식적으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조상신을 부르는 행위다. 그러니 예수 믿는 사람이라면 금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나는 이 원칙으로 가르친다. 그러나 이 문제로 부모와 싸우는 것을 장려하지 않는다. 가정적으로 독립한 성인이라면 자신의 믿음을 부모님에게 밝히고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이 싸움으로 관계가 틀어지는 것은 결코 옳은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부모님을 공경한다면 제사문제로 불거진 문제는 크지 않을 것이다. ‘너 처음 예수 믿을 때는 제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니’라는 뒷통수를 맞더라도 싸움은 바람직하지 않다. 오히려 ‘믿음이 자라니 제사는 바람직 하지 않아요. 살아생전에 효도하는 게 더 중요하네요’라고 응수하는 것이 좋다. 이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관계가 되는 게 중요하다.
물론 제사는 우리 문화에서는 관습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가문의 싸움을 넘는 문제다. 그렇다고 싸우다보면 해결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하나님을 만난 이방 나아만 장군이 우상에 머리 숙여야 하는 자신의 고민을 엘리사에게 말했을 때 엘리사는 ‘평안히 가라’고 대답했다. 제사에서 머리 숙이는 행위가 아니라 일상에서 얼마나 하나님의 사랑과 의를 실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일상을 바꾸는 능력이 있다면 제사의 형식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오히려 자기들의 고집대로 살고, 조상이 섬기라고 가르쳐 준 바알 신들을 따라다녔다. [렘 9:14]
자기 고집대로 살지 말자. 조상의 가르침이라고 핑계대지 말자. 하나님 말씀을 따르자.
어버이 살아실제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닲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것은 이뿐인가 하노라. 부모공경은 하나님께서 친히 명하신 계명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