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밖에서 돌에 맞아 거의 죽을 뻔 했던 (바울은 로마 군사들에게 들려서 영내로 향했다. 군부대로 들어가려고 할 때 바울은 기절에서 깨어나서 천부장에게 헬라어로 말을 했다. 천부장은 바울이 헬라말 하는 것을 듣고 놀랐다. 천부장은 (피투성이가 된) 바울을 이전에 소요를 일으켰다 도망쳤던 애굽인이 다시 와서 소동하였던 것으로 착각했었던 모양이다. 바울은 자신은 유대인으로 길리기아 다소라는 큰 도시의 (로마) 시민이라고 말하고 천부장에게 발언권을 요청했다. 천부장의 입장에서는 예루살렘을 소동케 했던 애굽인을 잡아 넣으려다, 하마터면 로마시민을 잘못 건드려버린 셈이다. 천부장은 바울에게 허락했고 바울은 높은 곳에 서서 백성을 잠잠케 한 후 히브리 말로 말하기 시작했다.
- 나의 변론을 들으라 (히브리 말로 말하니 더 조용해졌다. 그러니 무리중에도 군중 심리에 바울을 애굽인으로 착각하고 따라온 사람들이 있었다는 뜻일수도 있다.)
- 나는 유대인으로 길리기아 다소에서 태어나 예루살렘에서 와서 자랐고 가말리엘 문하에서 율법과 율법의 교훈을 배운 전통 유대인으로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다.
- 나도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도’를 박해하여 사람을 죽이기까지 하고, 사람들을 옥에 넘겼다. 대제사장들과 모든 장로들을 증인으로 채택할 수 있다. 그들은 내가 다메섹 형제들에게 가서 거기서도 복음을 따르는 사람들을 결박하여 예루살렘으로 끌어다가 형벌을 받게 하는 공문까지 써 주었다.
- 내가 다메섹 가까이 갔을 때, 시간으로 오정쯤 되었을 때 갑자기 하늘로부터 큰 빛이 나를 둘려 비쳤다. 나는 땅에 엎드려졌고 ‘사울아 사울아 네가 왜 나를 박해하느냐’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나는 ‘주님 누구십니까?’ 물었고 ‘나는 네가 박해하는 나사렛 예수라’는 답을 들었다. 나와 함께 있는 자들도 빛을 보았으나 (소리도 들었으나) 목소리는 듣지 못했다.
- 나는 주님께 무엇을 해야 할 지 물었고 주께서는 다메섹으로 들어가면 내가 해야 할 일을 누가 알려줄 것이라고 하셨다.
- 나는 큰 빛의 광채로 인하여 눈이 멀어서 나와 함께 있던 사람들이 나를 끌고 다메섹으로 들어갔다.
헬라어와 히브리어, 유대혈통과 로마시민권, 로마 군사들에게 들려서 영내로 가던 바울이 눈이 멀어 동행하던 사람들에게 끌려서 다메섹으로 들어갔다는 이야기. 성전이 아닌 이방 군부대가 오히려 바울에게는 안전지대가 되는 등 대조적인 이미지가 다양하게 떠오르는 아침이다. 그런데 이 모든 대조가 복음증거라는 한 곳을 향해 나아감을 느낀다.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오히려 다름들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갈 때 더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이룰 수 있다. 다 똑같기를 바라지 말자. 나의 간증을 써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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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혈통 바울이 성전에서 잡혀 성밖에서 돌을 맞고 의식을 잃어 군사들이 군부대 (영내)로 들려가다가, 의식이 깨어나 길리기아 다소 로마 시민이 되어 헬라말로 천부장에게 말해 (바울을 애굽인으로 착각한 천부장으로부터) 백성들에게 변론 할 기회를 얻어, 자신을 죽이려는 무리들에게 다시 히브리 말로 변론하기 시작했다. 정체성 혼돈이다. 천부장에게 바울은 외모로는 애굽인, 언어로는 헬라인, 그리고 혈통적으로 다시 유대인이 되었다. 그러나 바울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의 정체성을 드러내었다. (행 21:37:22:11)
다양한 색들의 스팩트럼이 모여져 밝은 빛을 낸다. 각각의 ‘다름’들이 모여 하나의 ‘빛’이 된다. 나의 정체성도 프리즘을 통해보면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지체들도 마찬가지다. 편광렌즈를 끼고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 대신 그리스도라는 편광 프리즘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롭게 되었음을 드러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