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나라의 말을 모른다는 것은 사역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다. 바울을 결박한 천부장도 그랬다. 천부장은 바울과 유대인 회중사이에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자세히 알 수 없었다. 그래도 센스는 있어서 종교적인 문제라고 생각해 제사장들과 온 공회 앞에 바울을 (결박을 풀어주고) 세웠다.
바울이 공회 앞에 섰다. 형제들아. 혈통적으로나 종교적으로 같은 출발점에선 동족 앞이다. 바울은 자신이 범사에 양심에 따라 하나님을 섬겼다고 말하기 시작했다. 대제사장 아나니아는 바울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바울의 입을 치라 명했다. 공회장이 발언권도 주지 않았는데 먼저 말을 했으니 법정모독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바울은 아나니아가 대제사장인줄 모르고 (알았을까?) 대놓고 아나니아에게 위선자 (회칠한 담이여)라고 말(욕)했다. 율법대로 심판해야 할 자리에서 율법을 어기고 자신을 치라고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바울 곁에 선 사람들이 하나님의 대제사장에게 욕을 하느냐라고 하자 바울은 아나니아가 대제사장인줄 몰랐다고 둘러대고 자신도 백성의 관리를 비방하지 말라는 것은 알고 있다고 대답하였다. 그 순간
바울은 이 공회가 공식적이지 않다고 여겼을까? 발언권을 얻지 않고 먼저 또 말을 한다. 공회에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함께 있는 것을 주목하여 자신은 바리새인으로 죽은 자의 소망 곧 부활 때문에 심문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을 이간질 하려는 의도가 있었을까? 순수하게 그리스도의 부활에 촛점을 맞췄을까? 성령께서 답변할 내용을 친히 알려주셨으리라.) 바울의 말에 바리새인과 사두개인 간에 다툼이 생겨 공회가 두패로 나뉘었다. 사두개인들은 바리새인들과 달리 부활도 천사도 영도 없다고 믿었다. 바리새인들이 득세했다. 특별히 서기관들은 주로 바리새인 편이었다. 그래서 바울에게 악한 것이 없다. 영이나 천사가 바울에게 말을 하였으면 어찌하겠느냐고 변론해 주었다.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의 분쟁, 바울을 처벌하려는 자들과 변론하는 자들의 분쟁. 공회는 도떼기시장으로 변했고 천부장은 그 혼란속에 바울이 상할까봐 다시 바울을 챙겨 영내로 데리고 갔다. 그날 밤
주님이 바울에게 나타나셔서 말씀하셨다. “담대하라, 네가 예루살렘에서 나의 일을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증언하여야 하리라”
바울의 운명이다. 예루살렘에서 결박당하여 예수를 증언한 것 같이 로마에서도 결박당하여 증언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담대해야 한다.
// 이름이 다가 아니다. ‘아나니아’라는 이름은 ‘주님 은혜’라는 뜻이다. 성령을 속이는 자의 이름도 되고, 경건하여 백성들에게 칭찬을 받기도 하고, 대제사장 직분을 누리기도 한다. 그만큼 흔한 이름이다. 영미 영미 영미 같은 이름이다.
쉴만한 물가_quiet wat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