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으로 곡기를 끊은지 두주가 지났다. 배는 이미 선장과 사공의 손을 떠나 바람과 물결에 이리저리 쫓겨갔다. 그래도 육지에 가까운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육지가 가깝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아는 사공들은 자신들만 살고자 거룻배로 도망하려고 하였다. 바울은 배에 있는 모든 사람을 자신에게 주셨다는 주의 사자의 말씀을 기억했다. 그는 백부장과 군인들에게 배에 있는 사람들은 운명공동체임을 말했고 군사들은 거룻줄을 끊어 사공들이 도망가는 것을 막았다.

바울은 두주나 굶은 사람들을 먹이기로 했다.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생명에 대한 의지다. 구원에 대한 열망이다. 떡을 가져다가 모든 사람 앞에서 하나님께 축사하고 떼어 나눠 먹었다. 모든 사람이 안심했다. 평화다. 함께 떡을 뗀 사람의 수가 이백칠십육명이었다. 배부르게 먹었다. 그리고 나머지 밀은 바다에 버렸다. 참 생명을 소유한 이상 살기 위해 먹을 것을 쌓아 둘 필요가 없었다. 오천명을 먹이시고 남은 열두광주리는 어디에 쓰였을까?

육지가 가까와지자 군사들은 공동운명체임을 잊어버리고 죄수들이 도망갈까하여 죽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백부장이 바울의 생명을 구원하려고 군사들의 결정을 막았다. 이방인 백부장의 생명과 바울의 생명이 하나다. 결국 이백칠십육 명 모두가 다 상륙하여 구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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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인은 공동체에서 영향력을 가진 존재이나, 권력이나 전문적 기술을 가지고 있거나, 꼭 리더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육지가 가까운 줄 알자 사공이라는 전문가들은 자신들만 살고자 했다. 바울은 배에 탄 모든 사람을 주셨다는 주의 말씀을 따라 군사들이 거룻배를 끊어 버리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

두주 굶주린 사람들에게 떡을 떼어 먹게함으로 소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더군다나 남은 밀을 버림으로 구원이 먹는것에 있지 않다는 것도 암시했다.

또다른 전문가들, 군사들은 죄수들이 도망할까 하여 죽이고자 했다. 그러나 백부장은 바울을 살리고자 군사들을 막았다. 결국 이백칠십육명 모두 구조되었다.

공생공사.

하나님께서 주관하신다. 바울이든 백부장이든 주님 일을 이뤄가신다. 꼭 내가해야 한다고 주장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