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칠년 끝에는 면제하라.”(1)
다짜고짜 뭘 면제하라는 것인지? 빚을 면제해 주라고 한다. 왜? 주 하나님께서 선포하신 명령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 면제란 무엇인가? 내가 가지고 있는 성경앱은 ‘면제’라는 명사는 신명기에서만 딱 네번 사용되었다. ‘면제하다’라는 동사는 신명기에서 두번 그리고 다른 곳에서 6번 쓰였는데 출애굽기에서는 ‘묵혀두다’, 왕하와 시편에서는 ‘내 던지다’ 예레미야에서는 ‘손을 떼다’, 삼하와 대상에서는 소가 놀라 ‘뛰다’로 번역되었다. 복잡하다. 본문에서 그 의미을 찾으니 ‘독촉하지 말라’라는 의미다.
면제의 규례를 잘 지켜 행하면 약속의 땅에서 복을 받는 다고한다. (돌려 읽으면 복을 받았으니 이 규례를 자 지켜 행라라라는 명령이다.) 특별히 이스라엘 중에 가난한 자가 없는 복이다.
면제 규례의 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가난한 형제에게 완악하게 행하지 말고, 내 것이라고 고집하지 말고, 사랑의 손을 내밀어 가난한 자들의 필요에 따라 넉넉히 꾸어주라고 명령한다. 이구절을 읽은데 고후 9장 7절 연보의 원리가 떠오르는 이유는?
“각각 그 마음에 정한 대로 할 것이요 인색함으로나 억지로 하지 말지니 하나님은 즐겨 내는 자를 사랑하시느니라.”
바울이 가르치는 연보의 원리는 어쩌면 면제의 규례에서 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친다. 면제 규례를 지키기 위해서 마음에 악한 생각을 하지 말라고 한다. 아끼는 마음을 품지 말라고 한다. 면제 규례를 잘 지키면 가난한 자가 없겟다는 약속을 주셨지만 면제 규정을 주셨다는 것 자체가 가난한 자들이 항상 있을 것이라는 것을 전제하는 명령이다. 약속의 땅에서 형제 중에 곤란한 자와 궁핍한 자에게 네 손을 펼쳐라. 이것이 면제 규례의 핵심이다.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는 성도들은 서로의 필요를 채워주는 한 몸의 지체들이다.
면제의 원리는 이스라엘 백성 중 가난과 궁핍으로 노예로 팔린 사람들에게도 적용된다. 면제는 자유롭게 하는 것이다. 노예로 부리지 않는 것이다. 단순히 자유롭게 놓아주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복 받은대로 복을 나눠주어 자유롭게 해 주는 것이다. 의미있는 표현은 이들의 섬김이 실제 받은 품삯의 두배의 가치를 갖는다는 것이다. 오늘날 자본과 노동을 나눌때 노동의 가치는 자본에 비해 턱없이 낮게 책정된다. 그러나 주 하나님은 노동의 가치를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곱절로 생각하신다. 말이 곱절이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면제는 ‘먹는 십일조’와 같은 원리다. 온 가족이 (남종이나 여종을 포함한) 함께 주 하나님 앞에서 먹는 것으로 이어진다. 정한 사람과 부정한 사람이 함께 먹는다. 다만 피채 먹지 말라고 한다.
면제규정도 고후 9장 연보의 원리의 핵심과 같이 가난한 성도를 돕는 것이요, 성도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는 사랑의 실천이다. 주 하나님 앞에 드리지만 쓰여지는 것은 성도들을 섬김으로 하나님께 영광돌리며, 감사하는 삶이다.
우리의 연보생활이 면제의 규정만큼이라도 실천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