눅 2:1-14

성탄 아침이다. 어제 일곱시간 버스를 타고 프놈펜에서 호치민으로 왔다. 작고 좁기는 하지만 예약한 숙소에 자리 잡았다. 성탄 성극 특유의 ‘방이 없어요’는 우리에겐 먼 얘기다.

여관에 방이 없어 아기 예수님을 구유에 뉘였다. 호적하러 모인 사람들이 많아 방이 없었기보다 산통이 급하게 와서 여관방이나 해산할 곳을 미쳐 찾지 못했다고 이해하면 성극이 달라질까? 아기 예수님은 사람들의 준비와 관계없이 하나님의 시간에 맞춰 오셨다.

호치민의 성탄전야도 시끄러웠다. 숙소가 여행자거리 근처라 더 요란했다. 성탄장식보다 오토바이의 불빛이 더 화려했다면 지나친 과장일까? 하여간 하늘의 찬송이 울려퍼져도 우리들 귀에 들릴 것 같이 않았다. 누가 하늘을 볼까? 성탄절은 예수님을 모실 방이 없는 우리들만의 축제가 되어버렸다.

구주 예수의 탄생 소식은 시끄럽고 화려한 성읍을 벗어난 들에서 양떼를 지키던 목자들에게 전해졌다. 주의 사자가 두려워 하는 목자들에게 기쁨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너희를 위하여 구주가 나셨다. 너희가 기다리던 그리스도 구세주다.”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가기에 바쁜 사람들은 구세주 소식을 기다리지 않았지만 가난한 목자들은 양을 세고 별을 세며 주님을 기다리지 않았을까?

하늘 천사 성가대가 찬송한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나는 하나님께 기쁨을 드리며 사는지…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