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에 입성하신 예수님은 제일 먼저 성전으로 가셨다. 예수님은 성전 안에서 매매하는 사람들을 모두 쫓아 내셨다. 환전상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셨다. 나귀 새끼를 타고 겸손히 입성하신 모습은 간곳 없다.
예수님이 이렇게까지 노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이 처음이었을까? 성전 방문이 처음은 아니셨을 것이다. (요한복음 2장의 사건과 동일사건? 아니면 공생애 초기에 한번 그리고 마지막에 한번 더) 예수님은 환전상과 매매하는 사람들에게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 일컬음을 받으리라’라는 구약의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저들이 성전을 강도의 소굴로 만든다고 진노하셨다. 그러나 진노는 잠깐이고 성전에서도 예수님은 맹인과 저는 자들을 고쳐주셨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에게는 이런 예수님에게 놀랐다. 그러나 대제사장과 서기관들과 달리 벌거숭이 임금님을 벌거벗었다고 말하는 어린 아이들은 예수님을 향해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이상한/놀라운 행동과 어린아이들을 보고 화가났다. 예수께 ‘아이들이 하는 말이 들리느냐?’ 라며 따졌다. 예수님께서는 ‘그렇다’ 라고 답하시며 ‘어린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찬미를 온전하게 하셨다’ 는 구약의 말씀을 읽어 본 일이 없느냐고 반문하셨다. 그러나 더이상의 언쟁없이 예수님은 성밖 베다니에 가셔서 머무셨다.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벌거벗은 임금님을 보고도 멋진 옷을 입었다고 말하는 부류다. 어린아이들이 벌거벗었다하자 오히려 화를 내는 자들이다. 자신들의 어리석음을(잘못을) 인정하지 못한다. 정작 벌거벗은 임금님은 곧바로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리지 않았던가? 예수님도 어린 아이들의 외침에 ‘그렇다’라고 대답하셨다.)
다음날 이른 아침, 예수님은 베다니에서 다시 성내로 들어가셨다. 아직 식전이셨던 모양이다. 시장하셔서 길 가에서 한 무화과나무를 보시고 혹시 열매가 있나 찾으셨지만 잎사귀밖에 아무것도 찾지 못하셨다. 예수님은 그 무화과나무를 향해 ‘이제부터 영원토록 네가 열매를 맺지 못하리라’ 라고 저주하셨고 그 무화과나무는 즉시 말라버렸다. 읽는 내가 이상한데 현장의 제자들에게는 얼마나 이상했을까? 바로 예수님께 무화과나무가 어찌하여 즉시 말랐는지 물었다. (나와 질문이 다르다. 예수님께서 명했으니 무화과나무도 당연히 순종했을 것이다. 파도와 광풍도 순종하는데. 나는 왜 무화과나무에 저주하셨을까가 궁금하다.)
예수님은 대답하신다. 너희가 믿음이 있고 의심하지 아니하면 무화가나무가 마른 것보다 더 큰 일인 산이 들려 바다에 던져지는 일도 될 것이라고 하신다. 이렇듯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고 하신다. 완전 동문서답인가?
예수님은 잎사귀를 찾으시지 않고 열매를 찾으셨다. 어쩌면 믿음 없는 세대를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는 없는 나무에 비유하시는 지도 모르겠다. 잎사귀는 무성해도 열매가 없다면 가지치기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것은 아닐까? 결국 기도하는 집, 성전청결과 열매없는 무화과나무에 대한 저주는 형식만 있고 알맹이는 (믿음은) 없는 이스라엘의 상황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닐까?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성전청결 사건을 이상히 (15) 여겼고 제자들은 무화과나무저주를 이상히 (20) 여겼다. 예수님께 적대적이었던 대제사상들과 서기관들이나 예수님을 따른다는 제자들이나 믿음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차이점이 있다면 대제사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여전히 제사만 고집하는 자들이고 제자들은 기도하는 자 (기도하는것을 배운 자) 라는 것이다. 제사드릴 때 순종의 열매을 맺는 것이 아니라 기도할 때 순종의 열매을 맺을 수 있다고 적용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예배를 드리는 자보다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묻는 자가 당근 순종을 잘 할 것이다. 예수님은 “너희가 기도할 때에 무엇이든지 믿고 구하는 것은 다 받으리라” 라고 하신다. 믿고 구하라고 하신다. 주님을 신뢰하고 구하라고. 우리가 믿는 것은 ‘구하면 주신다’가 아니라 ‘구하면 가장 좋은 것으로 주신다’이다.
// 예수님은 성전을 기도하는 집이라는 말씀을 인용하셨다. 제사하는 집이 우선이 아니라 기도가 우선이다. 기도는 무엇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묻는 것이다. 불순종은 결국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기 때문에 생긴 결과다.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는 성전은 강도의 소굴이 된다. 대형교회들의 소문이 꼭 이꼴이다. 물론 ㅅㄱ지에서도 이런 소문이 없는 것은 아니다.
//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인정할 줄 모르는 자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은) 잎사귀만 무성하고 열매 없는 무화과나무와 다를게 없다.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