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에 대한 승전도 잠시, 분위가가 바뀐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범죄하였다고 한다. 공동번역은 온전히 바친 물건으로 말미암아 범죄하였다를 모든 부정한 것을 없애라는 명을 어겨 죄를 지었다라고 번역한다. 온전히 바쳐야 하고 모든 부정한 것을 없애야 하는데 온전하지 못했다는 것이고 모든 부정한 것을 없애지 못했다는 뜻이다. 승리의 순간에 이스라엘이 온전하지 못했고 부정한 것을 없애지 못했다. // 예수님은 만일 네눈이 너를 범죄하게 하거든 빼어 내버리라 한 눈으로 영생에 들어가는 것이 두 눈을 가지고 지옥불에 던져지는 것보다 나으니라 고 하셨다. 지금 이스라엘은 범죄하게 하는 한눈을 빼어버리지 못한 상황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승전에 취해 모르고 있었지만) 주하나님께서 진노하셨다.
여호수아는 여리고성을 함락한 후 아이성으로 정탐꾼을 보낸다. 왜 보냈을까? 정탐꾼이 돌아와 아이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이스라엘 백성이 다 올라갈 필요없이 이삼천명만 올라가도 아이를 넉넉히 이길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 라합의 정보에 전적으로 의지해야 했던 여리고 성 정탐과 달리, 아이성에 대해서는 완벽한 정보를 얻은 듯 보인다. 그러나 ‘지피’라고 한들 ‘지기’가 아니면 소용없다.
백성 중 삼천명이 아이로 쳐 올라 갔다가 도망하는 처지가 되었다. 말그대로 줄행랑치다 36명이나 죽었고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녹았다. // 여리고 성을 칠 때만해도 여리고 성 사람들과 온 가나안 사람들의 마음이 이스라엘로 말미암아 녹았었는데, 이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녹아 물같이 되었다고 한다. 주도권이 넘어갔다는 얘기다.
여호수아는 옷을 찢고 장로들과 함께 언약궤 앞에 엎드렸다. 날이 저물때까지 언약궤 앞에 엎드렸다가 여호수아는 탄식하며 기도했다. 주하나님의 뜻을 구했으나 여호수아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치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꼴이 아닌가? (그러나 주하나님은 우리의 믿는 도끼가 아니라 나무꾼이시고 우리가 그분의 도끼가 되어야 함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여호수아는 주하나님께 억울하다고 하소연 한다. 왜 요단을 건너게 하셨는지 따진다. 원수들 앞에서 도망쳤으니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한다. 패전한 주제에 모세와 같은 지도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얘기인지, 주하나님께 자기의 잘못이 무엇인지 도무지 아뢸 것이 없다고 하는 것인지 어떤 의도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여호수아는 이스라엘이 낙담한 상황에서 가나안 족속들의 공격을 받으면 진멸 당할 것이요 주하나님의 위대한 이름도 잊혀질 것이라고 항변한다.
주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에게 대답하신다. 이스라엘이 범죄하였기 때문에 아이성 싸움에서 패전했다고. 이스라엘이 나의 언약을 어겼다. 그들이 온전히 바친 물건을 가져가고 도둑질 하며 속이고 하나님의 것을 훔쳐다가 이스라엘의 물건 들 가운데 두었다고. 부정한 이스라엘 자손들은 그들의 대적 앞에 능히 맞설 수 없다.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주하나님은 이스라엘도 주하나님께 온전히 바친 것이 되었다고 하신다. 다시말하면 이스라엘 가운데서도 부정한 것을 깨끗하게 없애야 했다. 부정한 것을 진멸하지 않으면 주하나남께서 다시는 이스라엘과 함께 있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신다.
주하나님은 여호수아에게 일어나서 백성을 다시 거룩하게 하라고 명령하신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내일을 위하여 스스로 거룩하게 하라고 하신다. 거룩하게 하는 방법을 친히 알려주신다. 하나님께 바쳐져야 할 물건이 이스라엘 가운데 있다고 하신다. 하나님께 온전히 드려져야 할 (공동번역은 ‘온전히 바쳐야’를 ‘부정한’으로 번역한다.) 물건을 이스라엘 가운데서는 제거해야 대적과 능히 싸울 수 있을 것이라고 하신다. 주하나님의 백성으로 온전히 바쳐야 할 사람들에게서 모든 부정한 것을 없애지 않으면 원수들 앞에 능히 맞서지 못할 것이라고 하신다.
내일 아침, 누가 거룩한지 누가 부정한지 지파대로 주하나님께 제비뽑아 나아오라고 하신다. 온전히 바친 (부정한) 물건을 가진 자로 뽑힌 자를 불사르고, 그의 모든 소유를 불사르실 것이라고 하신다. 왜냐하면 주하나님의 언약, 곧 명령을 어기고 이스라엘 가운데서 망령된 일을 행하였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 온전히 바친 물건을 부정한 물건으로 번역하는 공동번역이 훨씬 더 이해하기 쉽다. 온전히 바친 물건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것이라는 의미다. 만약 하나님의 것을 내것인양 취하거나 사용하는 것은 결국은 부정하다는 뜻이다. 한편으로 예수님은 율법의 ‘고르반’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셔서 불법적인 (부정한) 제물을 경고하셨다. 부정하게 사용하면서 하나님께 온전히 바친 것이라고 핑계대는 바리새인과 서기관을 책망하셨다. 이처럼 주하나님은 부정한 것과 함께하시지 않는다. 임마누엘이 깨어지는 이유다. 임마누엘을 회복하지 못하면 영벌이다. 결국 거룩하라고 하신다. 나는 죽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살라고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