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헬은 레아가 쑥쑥 아들을 낳는데 자신은 아들을 낳지 못하자 언니 레아를 시기한다. 라헬은 야곱에게 내게 자식을 낳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죽겠다고 바가지를 긁었다. 야곱은 라헬에게 라헬을 임신하지 못하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신데, 야곱이 어떻게 하나님을 대신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라헬은 여종 빌하를 씨받이로 야곱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자식을 얻어 아들을 낳아 키우겠다고 한다. 야곱은 빌하에게서 아들을 낳았고 라헬은 단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빌하는 둘째를 낳았고 라헬은 납달리라고 불렀다. 이제 곧 레아를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출산이 멈춘 레아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자기의 시녀 실바를 씨받이로 야곱에게 주어 아내로 삼게했다. 실바도 야곱에게서 갓과 아셀을 낳았다.
어느날 르우벤이 합환채를 얻어 어머니 레아에게 드렸다. 이것을 본 라헬이 레아에게 야곱과의 동침권을 팔아 합환채를 샀다. 그날 밤 야곱이 레아와 동침하였고 하나님은 레아의 태를 다시 여셨다. 잇사갈이라는 아들을 낳았다. 레아가 잇사갈을 낳자 야곱은 또다시 레아를 찾았다. 야곱은 열심히 자손을 만들고자 했던 것 같다. 언약의 전반부를 기억한 것일까? 레아가 다시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스블론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레아는 여섯아들로 만족하게 되었다. 그리고 덤으로 딸 디나까지 얻었다.
하나님께서는 (드디어) 라헬을 생각하시고 라헬의 태를 여셨다. 라헬이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하나님께서 내 부끄러움을 씼으셨다는 뜻에서 이름을 요셉이라고 불렀다. 라헬은 하나님께 아들을 더 달라고 간구했다.
// 야곱은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라헬에게 출산은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분명히 말하면서도 사람의 꾀를 버리지 못했다. 라헬의 종 빌하에게서 낳은 단과 납달리의 이름은 다툼과 경쟁이라는 뜻이다. 이에 질세라 레아도 자신의 종을 실바를 야곱에게 주어 두 아들을 낳는다. 갓과 아셀의 이름은 복과 기쁨과 연관된 단어다. 부모들의 이런 시기 질투 미움 다툼은 자녀들에게도 미친다. 르우벤이 들에서 합한채를 가져다 어머니 레아에게 주었다. 합환채는 성욕을 자극하는 풀일수도 있고 임신이 잘되게 하는 풀일 수도 있다. 라헬이 동침권으로 합환채를 산 것인지 레아가 합환채를 미끼로 동침권을 산 것인지 분명하지 않지만 각자의 종을 야곱에게 주는 것도 모자라 민간요법까지 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모든 일에 야곱은 침묵한다. 출산은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정욕을 따르는 모습을 본다. 레아는 합환채를 내준 보상으로 잇사갈을 얻었다고 이름을 지었고 여섯째 스블론을 낳고는 만족한다. 그리고 딸 디나를 낳자 출산경쟁에서 최종 승리를 거뒀다고 자축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또다른 반전을 이끌어 내신다. 라헬이 요셉을 낳은 것이다. 합환채 덕분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라헬을 긍휼히 여기셨기 때문이다. 합환채가 아니라 하나님이 모태를 여셨다는 것을 안 라헬은 그제서야 하나님께 아이를 간구한다. 그렇다고 하나님은 라헬의 계획대로 움직이시지는 않으신다.
계획은 사람이 하는 것 같아도 일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다. 어느새 야곱의 아들이 열 하나가 되었다. 야곱이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화목이 깨어진 가족. 하나님은 함께 계시는데,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사는 삶의 전형을 보여준다. 출산은 하나님께 달렸다고 성을 낸들, 하나님께서 부끄러움을 씻어 주셨다고 고백한들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보다 정욕을 따르는 우리들을 그대로 반영한다. 임마누엘을 누리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