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 (프롤로그) 예수께서 베드로 야고보 요한과 함께 산에 올라갔다 내려 오는 동안 남은 제자들은 큰 무리에 둘러쌓여 서기관들과 변론하고 있었다. 예수께서 내려오시자 무리는예수를 보고 놀라며 예수께 달려와 문안했다. (예수를 보고 왜 놀랐을까? 혹시 얼굴이 아직도 빛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ㅎㅎ) 예수는 제자들에게 너희가 무엇을 서기관들과 변론하는지 물으셨다.
17-27 (사건) 무리 중 귀신들린 아들을 데려온 사람이 예수께 자신의 말못하는 귀신들린 아들을 데려왔는데 선생님의 제자들이 귀신을 능히 쫓아내지 못했습니다 라고 대답했다. (귀신들린 아들을 데려온 사람은, 제자들이 아니라 선생님, 곧 예수께 아들을 데려왔으나 예수께서 안계시자 제자들에게 대신 축귀를 간구했었나 보다.) 예수께서는 믿음이 없는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며 얼마나 너희에게 참아야 하겠느냐 라고 대답하시며 귀신들린 아이를 데려오라고 하셨다. 아이를 데려오자 예수는 그 아버지에게 언제부터 귀신들렸느냐고 물으셨고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라고 대답했다. 아이의 아버지는 예수께서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자기와 아들을 불쌍히 여겨달라고 간구했다. 예수께서는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다고 대답하셨다. 아이의 아버지는 큰 소리로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라고 말했다. 무리들이 더 모여들자 예수께서 그 더러운 귀신을 (말 못하고 못 듣는 귀신이라고 부르신다) 꾸짖어 아이에게 나오고 다시 들어가지 말라고 하셨다. 귀신이 나오자 아이는 죽은 것 같이 되었다. 사람들은 아이가 죽었다고 했다. 그러나 예수께서 아이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니 아이가 일어났다.
28-29 (에필로그) 집에 들어가자 제자들이 조용하게 예수께 우리는 어찌하여 능히 그 귀신을 쫓아내지 못하였는지 물었다. 예수께서는 기도 외에는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다고 하셨다.
>> 사건의 시작에 예수께서 남은 제자들과 함께 계시지 않았다. 남아있던 제자들에게 능력이 없었던 이유는 예수님이 함께 계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건의 시작에서 귀신들인 아들을 데리고 온 사람은 제자들이 아니라 예수님을 찾았다. 제자들의 선생님을 찾았다. 예수께서 안계시자, 제자들이 자신들이 한번 해 보겠다고 나섰다가 낭패를 본 것이다. 제자들이 둘씩 파송을 받았을 때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축귀의 권능을 주셨었다. 제자들은 그 능력이 여전히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니 여전히 그 능력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제자들이 한가지 잊은 것이 있다. 바로 예수의 이름이다. 예수님이 안계시자, 남아 있던 제자들은 돌아가면서 자신들이 축귀를 해보려고 했을 것이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책망한 이유다. 단순한 예수님의 부재로 축귀의 능력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믿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믿지 않아서가 아니라 예수의 이름으로 축귀하지 않아서라고 생각된다. 자신의 명예를 걸고 축귀를 하려고 했기 때문일 것이다. 믿음 없는 세대는 결국 기도할 줄 모르는 세대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 예수께서는 제자들의 축귀 실패에 기도 외에는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다고 하셨다. 아이에게 들린 귀신이 힘센 종류여서 제자들이 실패한 것이 아니다. 예수님께서 ‘기도 외에는’ 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마가복음에서는 지금까지 예수께서는 한적한 곳에 가셔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지셨다는 기록은 몇번 나오지만,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에 대해서 가르치셨다는 기록은 아직까지 없다. 사실 제자들은 아직 기도를 몰랐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치실 것이다. 마태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너희 중에 두 사람이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저희를 위하여 이루게 하신다고 기도를 가르치셨다. 두 세 사람이 예수의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예수께서 그들 중에 있다고 하셨다. 결론은 예수의 물리적 부재가 아니라 남은 제자들이 합심하여 축귀를 구하지 않았기 때문이요, 또 예수의 이름으로 모여 기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 믿음이란 무엇인가? 역설적이지만 믿음 없음을 시인하는 것이다. 귀신들린 아이의 아버지는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라고 예수께 간청했다. 믿는데 믿음이 없다니 어불성설 같이 들린다. 믿지만 믿음이 부족하니 주께서 부족한 부분을 도와달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의역한다면 ‘나는 주님께 모든 것을 맡깁니다. 나는 믿음이 없습니다. 그래서 주님의 도우심만(처분만) 바랍니다.’ 가 되지 않을까 한다. 결국 믿음이란 내가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요, 그래서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는, 신뢰하는 것이다. 내 뜻대로 무엇인가를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것은 결코 믿음도 기도도 아니다.
>> 가장 좋은 것, 곧 보혜사 성령의 도움으로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자 하는 것이 기도요, 내가 할 수 없으니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신뢰하는 것이 (기도하는 것이) 믿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