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27-39 읽기

27-32 예수께서 걸음을 옮기셨다. 세리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나를 따라오너라”라고 말씀하셨다. 레위은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를 따라갔다. 레위가 자기 집에서 예수께 큰 잔치를 베풀었다. 많은 세리와 다른 사람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 한 자리에 앉아서 먹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예수의 제자들에게 불평하면서 말하였다.  “어찌하여 당신들은 세리들과 죄인들과 어울려서 먹고 마시는 거요?” 예수께서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서 회개시키러 왔다.” 고 대답하셨다.

33-39 사람들이 예수께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금식하며 기도하고, 바리새파 사람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는 군요.” 라고 비꼬았다. 예수께서는 “너희는 혼인 잔치의 손님들에게, 신랑과 함게 있는 동안 금식하게 할 수 있겠느냐?” 고 반문하시며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인데, 그날에 그들이 금식할 것이다.” 라고 대답하셨다. 예수께서는 다음과 같은 비유도 말씀하셨다. [새 옷에서 한 조각을 떼어내서, 낡은 옷에 깁는 사람은 없다. 새옷도 찢어져서 못쓰게 되고, 새옷에서 떼어낸 조각도 낡은 옷에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다가 넣는 사람은 없다. 새 포도주가 낡은 부대를 터뜨릴 것이며, 포도주는 쏟아지고 가죽 부대는 못쓰게 될 것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묵은 포도주를 마시고 나서 새 포도주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묵은 포도주를 마신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한다.]

// 세리 레위가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다는 기록은 없다. 레위가 요한의 가르침대로 정해 준 것보다 더 받지 않았다는 기록도 없다. 다시말해 예수께서 레위를 부르신 것은, 레위가 세례받고 죄를 회개하였고 정해 준 것보다 더 받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나님나라가 가까왔음을 선포하시는 것이다.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서 먹고 마시는 하나님나라를 보여 줌으로써, 회개의 열매를 맺으시려는 것이다. 그동안 써먹었던 ‘하나님 나라는 먹는 일과 마시는 일이 아니라, 성령 안에서 누리는 의와 평화와 기쁨입니다.’라는 바울의 선언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사는 나라가 아니라, 세리와 죄인들 (사회적 약자들), 가난하고 궁핍한 자들과 어울려서 먹고 마시는 함께 잘 사는 나라다. 성령의 가르침에 순종하는 그곳에 의와 평화와 기쁨이 있다. 개인의 ‘의’에만 집착하던, 스스로는 의롭다고 생각하던 바래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도무지 적용할 수 없는 나라가 하나님 나라다.

//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서 먹고 마시는 것이 의와 평화와 기쁨을 이루는 하나님 나라의 혼인잔치로 결코 이해하지 못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먹고 마시는 것보다 금식하고 기도하는 것이 더 의롭다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답다고 생각했더 모양이다. 예수께서는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의 이런 종교적 사고를 ‘온고지신’을 모르는 ‘구관명관’이라고 지적하신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은 많은 제물을 가지고 제사를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선한 뜻, 곧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다, 라고 미가 선지자는 선포했다.

// 새 포도주라고 성분이 다른 것이 아니지 않는가? 마찬가지로 하나님 말씀도 변함이 없으시다. 그러나 우리는 말씀을 전통과 관습이라는 낡은 부대에 담아두는 것이 아니라, 성령이라는 새 부대로 읽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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