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수기 31:1-24

민수기 31:1-24

모세가 마지막으로 한 일은 주님의 원수 미디안을 치는 것이었다. 주님은 브올에서 이스라엘 자손이 미디안 여인들과 음행한 일로 이스라엘 자손 이만 사천 명을 벌하시고, 미디안을 치라고 명하셨는데, 이 일이 모세의 마지막 일이 되었다.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이 모세의 마지막 사명이라는 것이 뭔가 찜찜하다. 물론 직접 나아가 싸우지는 않았지만. 더군다나 미디안은 모세의 처가 민족이 아닌가? 미디안 광야에 도망쳐 있을 때 모세를 부르신 주님이, 이제 미디안을 진멸하라고 하신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어도 순종해야 한다. 모세는 군소리가 없었다. 마지막까지 주어진 일이 있다는 것도 감사하다.
미디안을 치는 일에는 각 지파에서 천명씩 차출되었다. 지파의 크기 와 상관이 없었다. 모든 지파가 같은 몫을 내고 참여하였다. 전쟁은 브올에서 시므이와 미디안 여자를 창으로 찔러 죽인 제사장 비느하스가 맡았다. 미디안을 치는 일이 여느 전쟁과 달리 종교적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비와 긍휼과는 거리가 먼 미디안을 진멸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 성경은 거듭 미디안을 주님의 원수라고 부른다. 주님의 원수라는 설정을 하면 자비와 긍휼을 포기해도 되는 것일까? 원수까지도 사랑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주님은 음행을 가증히 여기신다.
주님이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비느하스가 이끈 이스라엘 군인들은 미디안 남자들을 전멸시켰다. 전장에 나온 군인뿐만 아니라 미디안 다섯 왕족을 다 죽였다. 브올의 아들 발람도 칼로 쳐 죽였다. 이스라엘 군사들은 미디안 성읍들을 불살라 버리고 미디안 여인들과 아이들을 사로잡아 가축과 전리품을 가지고 돌아왔다. //주님의 천사의 칼을 비할 수 있었던 발람이었지만 비느하스가 이끈 이스라엘 군대의 칼을 피하지 못했다. 그는 하나님 대신, 미디안 다섯 왕족들 편에 섰던 것이다. 미디안 다섯 왕족들이야 발락의 길을 따랐을 것이고, 발람은 결국 다섯배의 물질에 넘어갔다고 할 수 있겠다. 발람은 하나님의 진노를 피할 지식이 있었지만, 지식만으로는 결코 생명을 살 수 없음을 교훈한다.
모세와 엘르아살이 승전군을 맞았다. 모세는 전리품에 아이들과 여인들이 포함된 것을 꾸짖었다. 미디안 여인들이야 말로 염병의 주범이었다고 말한다. 모세는 아이들 중 남자와 사내를 경험한 여자들을 모두 죽이라고 명했다. 처녀들만 살려주었다. //또한번 자비와 긍휼의 하나님은 어디에 있는지 묻게 된다. 사내 아이들에게는 웬 날벼락인가? 이들도 전쟁고아와 과부들이 아닌가? 사사기 6장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이 악을 행하자 하나님께서는 일곱해 동안 이스라엘 백성를 미디안의 손에 넘겨 주셨다는 구절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 명령은 온전히 실행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다. 평생 해결해야 할 숙제다.
모세는 전쟁터에서 돌아온 군사들이라고 하여도 시체와 접촉하여 부정하니 일주일 동안 진밖에 머물러 정결의식을 거행하라고 명했다. 정결의식에 관하여는 제사장 엘르아살이 주님이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시행하였다. //이스라엘 회중은 정결해야 한다. 정결은 주님의 법을 따르는 것이다. 전장에서 시체를 만졌다고 부정해지는 것이나, 칠일동안 진밖에 머물러 정결의식을 거행한다고 다시 정결케 되는 것이나, 결코 육체적/물질적인 것이 아닐 것이다. 생과사, 곧 생명과 죽음이 함께 할 수 없음을, 하나님(생명)과 다른 신들(죽음)이 함께 할 수 없음을 상기시켜주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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