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6

에스더 6

유대인에게 있어 밤은 하루의 시작에 가깝다. 유대인들은 일과를 마치고 잠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이렇게 시작하니 뭔가 하나님께 하루의 시작을 맡기는 듯한 묘한 느낌이 든다. 오늘 본문은 ‘그날 밤’으로 시작한다.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는 하나님께서는 여전히 역사하시는 시간이다.

첫잔치를 마친 날 왕은 잠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왕조실록?을 (책이 없던 시대의 유일한 기록물이였을 것이다.) 읽게 했다. 불면의 왕은 새벽이 되도록 잠에 들지 못했던  것 같다. 오히려 암살음모를 밝힌 모르드개 기사에 눈을 번쩍 뜨고 말았다. 왕은 모르드개에게 어떤 상을 주었는지 물었고 내시(신하)들은 아무것도 베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왕은 내시들에게 누가 왕의 뜰에 있는지 물었다. 때마침 아침일찍, 아니 새벽부터 (하만 역시 흥분해서 잠을 못잤으리라. 잔치생각과 모르드개 매달 생각에) 하만이 모르드개를 나무에 달기 위해 왕께 구하러 왔다가 (일찍 일어나는 벌레가 먼저 먹힌다.ㅋ) 왕의 부름을 받았다. 하만은 자신의 청을 구하기 전에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랴’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김칫국부터 마시고 말았다. 그래서 아전인수격 답을 하였다.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사람을 (하만 자신이라고 생각함)  왕의 신하중 가장 존귀한 자로 (자기라고 생각못함 ㅋㅋ) 하여금  왕 같이 존귀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답했다. 자충수라고 한다.

왕은 왕의 신하 중 가장 존귀한 자인 하만의 말이라면 시비를 따지지 않았다. 왕명을 따라 하만은 어쩔 수 없이 모르드개에게 왕복을 입히고 왕이 타는 말에 태워 수산성 거리를 다니며 이 사람은 (모르드개는) 왕이 존귀하게 하시길 원하는 사람입니다를 선포하였다. 모르드개는 다시 대궐 앞으로 돌아왔으나 하만은 (모르드개을 나무에 매달라는 왕명 대신) 골치거리를 가지고 집으로 돌아갔다.

세상은 유불리에 대한 처세에 굉장히 빠르다. 요즘은 눈치를 세상지혜라고 하는 것 같다. 세상 지혜자인 친구들과 아내 세레스는 하만의 운?이 다하였다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하만이 질 수 밖에 없는 싸움이다. // 박수와 술객으로부터 (친구와 아내 세레스로부터) 액땜할 방책을 구하기도 전에 (구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리요마는) 하만은 다시 잔치에 불려갔다.

내일이 주어진 이유는 오늘도 (밤에도) 행하시는 ‘하나님의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어제) 에스더는 내일을 기대했다. “내일은 왕의 말씀대로 하리이다(5:8)”라는 에스더의 아하수에로 왕에 대한 답변은 그런면에서 이중적일 수 있다. 내일은 왕되신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리이다. 그렇다고 오늘 (그날) 해야 할 일에 대한 순종을 미룬 것은 아니다.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기다림 자체가  순종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급하고 바쁘다. 내일을 위해 투자하면서도 내일이 없듯이 바쁘게 산다. 그래서 정작 내일에 대해서 모른다. 불확실한 것에 투자하니 어쩔 수 없다. 예수 믿는 사람은 내일이 (미래가) 확실한 사람들이다. 기다림의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하나님의 역사를 즐기는 것도 믿음이고 순종이 아닐까? 그 역사에 참여하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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