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더 7

에스더 7

6장은 (박수와 술객인) 하만의 친구들과 아내 세레스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하만의 왕의 부름을 받아 잔치에 (끌려) 가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내시들이 부르러 오지 않았다면 세상지혜자들은 하만에게 무엇이라고 조언했을까 궁금하다.  // 우리도 언제 부르실지 모른다. 마지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만큼 더디지 않다.

왕은 하만과 함께 에스더의 잔치에 서둘러 (빨리) 갔다. 두번째 잔치에서도 술기운이 오른 왕이 에스더에게 나라의 절반이라도 주겠다면 소청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드디어 ‘삼세번’이다. 에스더는 대답한다. “왕이여!” (그녀의 속마음은 하늘의 하나님을 향했을 것이다.) 그래서 본문을 아래와 같이 다시 읽을 수 있다.

“하나님, 내가 하나님께 은혜를 입었고, 하나님께서 나를 어여삐 여기시면, 나의 목숨을 살려 주십시오. 이것이 나의 간청입니다. 나의 겨레를 살려주십시오. 이것이 나의 소청입니다. 나와 내 겨레가 팔려서 망하게 되었습니다. 살육당하게 되었습니다. 다 죽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남종이나 여종으로 팔려 가기만 하여도, 내가 이런 간구를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그만한 일로 하나님께 걱정을 끼쳐 드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3,4절 새번역, 임금님 ->하나님, 말씀->간구)

하나님께서는 에스더의 간구에 아하수에로 왕의 입을 열어 묻게 하셨다. 감히 그런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은 자가 누구냐? 에스더는 하나님의 대적이 바로 악한 하만이라고 대답했다. 하만은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하수에로 왕도 잔치자리에 (심판석에) 그냥 있을 수 없었다. 술기운이 확 깼다. 왕인 자신이 하만에게 속아서 (종이 되어) 조서를 내렸다는 것에 스스로 화가나 주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왕은 화를 식히기 위해 후원으로 나갔다. 이 일을 어찌 할꼬.

하만에게 있어서 구원의 통로는 이제 오직 에스더였다. 에스더의 치맛자락을 잡고 매달렸을 것이다. 살려달라고 떼를 썼다. 그때 여전히 씩씩거리며 들어오는 왕이 이 광경을 보고 하만을 벌할 구실을 찾았다. “저가 궁중 내 앞에서 왕후를 강간까지 하고자 하는가” 시중들고 있던 무리가 하만의 얼굴을 가렸다. 그 시대는 얼굴이 곧 지위였고 이름이었을 것이다.  더 이상 하만은 이인자가 아니다. 얼굴 없는, 아니 이름도 지위도 없는 존재가 된 것이다. ‘내 얼굴을 봐서라도 한번만’이 안통하게 되었다.

한 내시가 왕에게 (하만을 부르러 갔을 때 보았을) 하만이 모르드개를 달려고 나무를 준비하였다고 하자 왕은 그 나무에 하만을 달라고 명하였다. 하만이 모르드개를 달려고 준비한 그 나무에 하만 자신이 달렸다. (하만에게 자신의 책임도 다 씌워버리자) 마치 자신의 수치를 깨끗하게 감추었다고 생각했는지 아하수에로 왕의 노가 그때야 멈췄다.

오늘 역할극 무대에서 아하수에로 왕은 하나님 역을 맡았다. 에스더의 소원도 들어주고 악한 하만에게 벌도 주고. 그러나 행간을 보듯이 세상 임금은 완전하지 않다. 하만 단독범이라고 덤터기를 씌우고 사형을 시켰다고 자신의 죄와 허물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아들을 매달 나무를 준비하셨고 아들은 그 나무에  매달려 우리의 죄와 허물을  담당하셨다.

“무리와 제자들을 불러 이르시되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막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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