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12

북이스라엘에서 예후가 아합 집안을 멸절시킨지 칠년, 남유다에서도 아합의 딸 아달랴를 몰아내고 요아스가 왕이 되었다. 무려 사십년간 통치했다.

사관은 요아스가 주 하나님 보시기에 정직히 행한 왕이라고 기록한다. 제사장 여호야다가 교훈하는 동안이라는 단서가 붙지만.

요아스가 왕이 된지 23년이 흘렀다. 요아스 나이 서른! ‘이립’이다. 자립할 때다. 더이상 제사장 여호야다의 교훈에 따라 왕노릇 할 나이가 아니다. 제사장의 교훈을 받던 요아스가 이제는 제사장들에게 (성전 수리를) 명령한다.

6절이 좀 애매하다. 요아스 제위 23년이 되도록 제사장들의 주도로 성전보수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23년차에 요아스가 주도적으로 보수작업을 명하였다고 본다.

어쩌면 성전보수는 국정의 0순위가 아니었을 수 있다. 제사장 여호디아의 교훈을 받던 시절에 진행되지 않았다는 것은 제사장 여호야다가 성전보수를 중시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닐까?

그렇다면 성전보수는 요아스 왕에게 있어서는 ‘생가 보수’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요아스에게 성전은 어릴 때 숨어 지내던 곳에 지나지 않았을 수 있다. 백성들이 여전히 산당에서 제사를 드리게 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올것이 왔다. 아람 왕 하사엘이 가드를 점령하고 예루살렘으로 진격해 오고자 했다. 요아스는 성전에 두었던, 선대 왕들과 자신이 구별하여 드렸던 성물을 다 가져다가 하사엘에게 주고 화평을 구했다. 마치 자기 집 물건 인양. (물론 전쟁으로부터 백성을 보호하려는 어쩔 수 없는, 지혜로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전쟁은 주 하나님께 속한 것임을 모르는 처사였다. 주 하나님께 물어야 했다.)

북이스라엘 예후가 여로보암의 길을 따르자 하사엘의 침입을 받은 것처럼, 하사엘의 남유다 공격은 이립의 요아스가 제사장 여호야다의 교훈을 벗어난 결과일 수도 있다. 열왕기하 사관은 더이상 자세히 기록하지는 않는다. 극적이었던 전반전과 달리 사관은 요아스의 후반전은 대충 마무리 한다.

요아스는 결국 신복에 의해 죽임을 당한다. 그러나 주 하나님은 다윗의 위를 요아스의 아들 아마샤를 통해 이어가신다.

그냥 삐딱하게 읽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당연시 했던 요아스의 성전보수가 생가복원 차원으로 읽혀진 아침이다. 좋다고 좋은게 아니다. 좋지 않아 보여도 바른 것이 있다. 좋은 것이 아니라 바른 것을 추구해야 한다. 바른 길을 걷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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