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왕기하 19:1-19

랍사게의 도발에 백성들은 침묵으로 대답했다. 히스기야 왕이 적장의 말에 침묵하라고 명령했었기 때문이다. (함락당하기 직전의 긴박한 상황에서 백성들이 히스기야의 왕명에 일사불란하게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것은 뭔가 영적인 흐름이 있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엘리야김, 셉나, 요아가 히스기야에게 돌아와서 랍사게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울분을 참지 못하며 옷을 찢으며 돌아온 엘리야김, 셉나, 요아의 보고를 받은 히스기야 왕도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두르고 여호와의 전에 들어갔다.  히스기야에게 자기 자신이 권력의 최정점이 아니라 주님 앞에 나갈 수 있다는, 마지막으로 기댈 곳이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었을까? 그러나 여호와의 전에서 왕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의지하는 바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했다. 그래서 엘리야김과 셉나와 장로급 제사장들에게 굵은 베를 둘러서 선지자 이사야에게 보냈다. 히스기야는 이사야에게, 주님께서 랍사게의 망언을 들으셨으니 주님께서 랍사게를 꾸짖어 달라고, 그리고 남유다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사야는 하나님 말씀을 히스기야에게 전했다. 랍사게에게 들을 말 (주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은 것) 때문에 두려워하지 말라. 랍사게가 거짓 영에 사로잡혀 뜬소문을 듣고 군대를 철수하도록 하겠으며, 거기서 칼에 맞아 죽게 할 것이다.

랍사게는 이사야의 신탁대로 회군해서 립나와 싸우는 앗수르 왕을 만났다. 앗수르 왕은 구스 왕과의 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히스기야에게 사신을 보내 항복을 종용했다. 앗수르 왕이 전한 내용은 랍사게의 조롱과 다르지 않았다.

히스기야는 앗수르 왕의 편지를 받고 또 다시 여호와의 성전에 올라갔다. 이번에는 주님께 기도해 달라고이사야에게 신하들을 보내지 않았다. 자신이 직접 주님앞에 섰다. 히스기야는 앗수르 왕의 편지를 여호와 앞에 펴 놓고 기도했다. 천지의 창조주 하나님께, 그리고 이스라엘 민족의 신 여호와께 기도했다. 이사야에게 주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컬은 랍사게의 죄를 하나님께 고해달라고 부탁했듯이, 앗수르 왕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비방하는 말을 들어달라고 기도했다. 히스기야의 신관은 분명했다. 앗수르 왕이 불태운 신들이라는 것은 신이 아니요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 목상과 석상뿐이었다고. (목상과 석상의 우상들과 살아계신 하나님의 대조) 그러니 우리 주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우리를 앗수르의 손에서 구원해 달라고. 그래서 천하 만국이 주 여호와가 홀로 (살아계신) 하나님 (신)이신줄 알리시라고.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그는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나니”(요엘 2:13)

히스기야는 마음을 찢고 은혜로우시며 자비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하시며 인애가 크시사 뜻을 돌이켜 재앙을 내리지 아니하시는 주님께로 돌아왔다. 네가 무엇을 (누구를) 의지하느냐? 사관의 히스기야 왕에 대한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그는 주님이신 이스라엘의 하나님만을 신뢰하였는데, 유다 왕 가운데는 전에도 후에도 그만한 왕이 없었다.(18:5 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