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 계통의 제사 직분으로 말미암아, 즉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이 드리는 제사로 말미암아 온전하게 된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레위의 후손 모세(와 아론)를 통해 율법을 받았다.) 아론의 계보를 잇지 않고 멜기세덱의 계보를 잇는 다른 ‘한’ 제사장이 필요없을 것이라고 히브리서 저자는 반문한다. 그리고
제사 직분이 바꾸어졌으니 율법도 반드시 바꿔어져야 한다고 선언한다. 법이 먼저 바뀌고 직임이 바뀌는 것이 보통인데 직임이 바뀌었으니 법도 바뀌어야 한다고 한다. ‘쿠데타’가 아니고서야…
레위지파가 아닌 다른 지파에 속한 사람이 ‘큰’ 대제사장이 된 것이다. 우리 주님은 유다지파에서 나셨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으로 이땅에 오셨다. 그런데 모세는 제사장들에 관하여 말할 때 유다지파에 관련해서는 한마디로 한적이 없었다. 그런데 우리주님은 멜기세덱과 같은 다른 계보를 통해 ‘큰’대제사장이 되셨다. 즉 모세를 통해 주어진 율법이 바꾸어졌다는 것이 명백하다.
우리주님이 ‘큰’ 대제사장이 되신 것은 육신에 속한 (사멸할) 계명, 즉 율법을 따른 것이 아니라, 오직 불멸의 생명의 능력을 따른 것이다. 성도가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것도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인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말하면 멜기세덱의 계보를 잇는 제사장이라는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난 제사장이라는 뜻이다. 율법을 통해 세워진 제사장직은 연약하고 무익했기 때문에 폐기되었고 (율법은 아무것도 온전하게 못하기 때문에, 율법은 사랑으로 완성되어야 하기 때문에) 더 좋은 소망, ‘큰’ 대제사장을 세워 우리가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게 새로운 법으로 바꾸셨다.
며칠째 등장하는 멜기세덱! 히브리서 저자는 집요하게 멜기세덱을 하나님의 계보에 연결시킨다. 족보도 없고 시작한 날도 없고 생명의 끝도 없으니 하나님이시다. 멜기세덱은 의의 왕이요 평강의 왕이니 의와 평강과 희락의 하나님나라를 다스리는 왕과 다름이 없다. 히브리서 저자는 우리 주님이 하나님과 동등됨을 멜기세덱의 계보를 잇는 분이심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레위자손 대제사장은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나갈 수 있도록 일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년회원권’밖에 발급할 권한(법)이 없었지만, 멜기세덱 계보를 잇는 우리 주님은 ‘큰’대제사장이 되셔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는 ‘평생회원권’을 발급하도록 법을 바꾸셨다. 우리는 회원자격만 유지하면 된다. 회원자격유지가 어렵다. 그래서 하나님께 가까이 가야한다. 하나님께로부터 멀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