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 남자는 베들레헴에서 첩을 데리고 종과 함께 에브라임 산지로 향해 출발했다. 그들이 여부스 가까이 갔을 때 해가 지려고 했다. 종은 여부스 성읍에서 자고 가지고 주인에게 말했다. 주인은 이방 성읍에 들어가지 말고 기브아까지 가서 유숙하자고 말했다. 그들이 베냐민에 속한 기브아에 도착한 때는 이미 해가 졌다. 그들이 기브아 성읍 번화가로 들어가 앉아 있었지만, 그들을 자기 집으로 영접하여 잠자리를 제공하는 사람은 없었다. 마침 저녁 때에 한 노인이 밭에서 일을 하고 돌아왔다. 그는 본래 에브라임 산지 사람이지만 기브아에 살고 있었다. 노인은 길에 앉아 있는 나그네를 보고 누군지 물었다. 레위 남자는 베들레헴에서 에브라임 산지로 가는 도중인데 아무도 자기를 영접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레위 남자가 에브라임 산지로 가는 것을 여호와의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한 것에 주목하자.) 레위 남자는 자신들은 부족함이 없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노인은 레위 남자를 안심시키며, 자신이 그들의 필요를 담당하겠으니 거리에서 유숙하지 말라 하고 그들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노인은 그들의 나귀도 먹여주었다. 그리고 그들의 발을 씻기고 함께 먹고 마셨다.
//레위 남자와 에브라임 출신 노인. 이들은 아마도 먹고 살기 위해 고향을 떠나 타향에 거류하는 사람들이다. 농경과 목축을 하던 이들이 고향과 가족공동체를 떠나 타향살이를 한다는 것은 공동체의 붕괴 말고는 달리 설명이 안된다. 레위인들이 성막 일 대신 산당을 운영해야 밥벌이를 할 수 있었고, 노인과 같이 타향에 나와 저녁 늦게까지 밭일을 해야 입에 풀칠을 할 수 있었다. 동병상련의 만남이랄까. //나그네를 대접하는 율법의 가르침은 무너져 내렸다. 기브아에 도착한 레위인 일행은 저녁이라 인적이 끊어질 성문 어귀가 아니라 사람이 많이 오가는 거리까지 들어갔지만 타향살이를 하고 있던 노인이 오기까지 누구에게도 환대를 받지 못했다. 타향살이를 하던 노인에게만 길을 떠난 레위인 일행이 눈에 들어왔다. 그만큼 사랑이 식은 사회가 되었다. //레위인은 에브라임 산지에 있는 집으로 가는 길을 여호와의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성막 일 대신 산당 일을 하면서 마치 주님을 섬기듯이 둘러댔던 것이다. (아니 스스로 그것이 주님을 섬기는 일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지 않고 자기 소견에 옳은대로 행하니 종교적으로 타락하고 사회적으로 사랑이 식어버렸다. //레위인은 노인에게 도움이 필요없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노인은 강권하여 집에 대려가 대접한다. 나그네가 나그네를 대접하는모습은 어쨌든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