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9:7-21 (공동번역)
이 소식이 요담에게 전해지자 그는 그리짐 산 꼭대기에 가 서서 소리 높이 외쳤다. “세겜의 어른들은 내 말을 들으시오. 그래야 하느님도 여러분의 말을 들어주실 것이오. 하루는 나무들이 모여서 자기들을 다스릴 왕을 세우기로 하고 올리브 나무에게 청을 드려보았소. ‘우리 왕이 되어 주게나!’ 그러나 올리브 나무는 사양을 했소. ‘내 기름은 모든 신과 사람을 영화롭게 하는 것, 그런데 나 어찌 기름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나 다른 나무들을 내려다보며 으스대겠는가?’ 그래서 나무들은 무화과나무에게 청을 드려보았소. ‘자네가 와서 우리 왕이 되어주게나’ 그러나 무화과나무도 사양을 했소. ‘나 어찌 이 훌류한 과일을 내지 않고, 나 어찌 이 달콤한 맛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나 다른 나무들을 내려다보며 으스대겠는가?’ 그래서 나무들은 포도나무에게 청을 드려보았소. ‘자네가 와서 우리 왕이 되어주게나.’ 그러나 포도나무도 사양을 했소. ‘내 술은 모든 신과 사람을 흥겹게 해주는 것, 그런데 나 어찌 이 술을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나 다른 나무들을 내려다보며 으스대겠는가?’ 그래서 모든 나무는 가시나무에게 청을 드려보았소. ‘자네가 와서 우리 왕이 되어주게나.’ 그러자 가시나무는 그 나들에게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소! ‘너희가 정말로 나를 왕으로 모시려는가? 정녕 그렇거든 와서 내 그늘 아래 숨어라. 그러지 않았다가는 이 가시덤불이 불을 뿜어 레바논의 송백까지 삼켜버릴 것이다.’ 그러니 이제 여러분이 아비멜렉을 왕으로 삼는 것을 어찌 떳떳한 일이라 하겠소? 그러고도 어찌 아무 잘못이 없다고 하겠소? 그러고도 여룹바알과 그의 집안에 잘해 드렸다고 하겠소? 그것이 어찌 그의 업적에 보답하는 것이 되겠소? 내 아버지가 죽음을 무릎쓰고 싸워 여러분을 미디안의 손에서 건져냈는데 여러분은 오늘 내 아버지의 집안을 뒤엎으려고 즐고 일어나 칠십 명이나 되는 그의 아들들을 한 바위 위에서 죽였소. 그리고 여러분 세겜의 어른들은 계집종의 자식인 아비멜렉을 여러분의 혈육이라고 해서 왕으로 떠받들었소. 만일 여러분이 이 날 여룹바알과 그 집안에 한 것이 떳떳하고 하무 잘못이 없다면 여러분의 아비멜렉과 행복스럽게 잘들 지내보시오. 만일 그렇지 않다면, 아비멜렉에게서 불이 나와 세겜의 어른들과 밀로의 집안을 삼키고 세겜의 어른들과 밀로의 집안에서 불이 나와 아비멜렉을 삼키라고 나는 빌겠소.” 이렇게 말을 마치고 나서 요담은 도망하여 브엘에 이르렀다. 그는 형 아비멜렉을 피하여 거기에 머물러 있었다.
삿9:7-21
//요담의 스토리에서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의 대답에 반복되는 말이 있다. ‘…내지 않고 자리를 떠나 …으스대겠는가?’ 올리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는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알았다. 자신이 무엇을 내야하며,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를 알았다. ‘내지 않고’는 ‘버리다’라는 의미의 단어다. 무기력하고 부족하고 게으르다는 뜻도 있다. 따라서 내지 않고는 그 이유가 무엇이든 창조목적을 저버린다는 뜻이다. ‘으스대다’는 우쭐댄다는 뜻이다. 잘난 척 한다는 의미다. 하나님께서 가장 싫어하시는 교만이 드러나는 것이다. 사실 올리브/무화과/포도 나무는 으스댈만한 것을 가졌다. 그래도 그것으로 으스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들이 내는 것은 자기 능력이 아니라 창조 목적/질서에 따라 주어진 것임을 알았던 것이다. 그래야 기득권을 내려 놓을 수 있다. //그렇다면 가시나무는? 무엇을 내는가? 가시덤불을 낸다. 가시덤불은 어떤 유익을 줄까? 잘 관리만 된다면 야생포식자로부터 지켜주는 좋은 울타리가 될 수 있다. 가시나무도 창조 질서에 따라 지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런데 방어적으로 사용해야 할 가시를 공격적으로 사용하겠다고 말한다. 가시를 창조목적에 어긋나게 사용하겠다고 말하니 교만인 것이다. //세겜 장로들과 밀로 집안 사람들은 가시를 공동체를 위한 방어용이 아니라 탐욕을 만족시키는 공격용으로 사용했다. 가시를 정의와 공의를 베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사로운 탐욕을 위해서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요담은 아비멜렉과 세겜 장로들 모두 자신들의 포악성때문에 그대로 앙갚은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심은대로 거둔다. ////내야 할 것을 내야 한다. 버려야 할 것을 버려야 한다. 창조 질서대로 살아야 한다. 어째서 말로는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하면서 대기업을 선호하고 청소직은 싫어하게 되었을까? 어째서 소위 사자 달린 직업인들은 우러러 보고 일꾼들은 얕잡아 보게 되었을까? 우리는 좋던 싫던 내야할 것을 내고 살아야 한다. 사람들끼리 다른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으스대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하나님께서는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교만한 자는 망할 것이다.